신아일보 입력 2026년 10월 26일, 신중강 기자 shinjk0429@shinailbo.co.kr정영기 작가, 대구서 귀국전 '거듭' 개최…35년 예술 여정 조명
갤러리 바제서 12월 13일까지…실·아크릴·거울 활용한 조형작품 전시
프랑스 30년·귀국 후 5년의 작업 결실…시간과 기억의 미학 표현
프랑스에서 30여 년간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해 온 정영기 작가가 일상의 기억과 반복적인 노동에서 발견한 예술적 가치를 담은 작품으로 국내 관람객들을 만난다.
정 작가는 지난 24일 대구 수성구 갤러리 바제(GALLERY BAZE)에서 귀국전 '거듭(Again & Again)'을 개막하고 오는 12월 13일까지 프랑스 체류 시절과 귀국 이후 축적한 작업 성과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기존 회화의 평면적 표현에서 벗어나 실과 아크릴, 거울 등 서로 다른 재료를 결합한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반복적으로 교차하고 중첩된 실이 빛과 반사에 따라 변화하는 독특한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작품의 출발점에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가마니를 짜던 모습에 대한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 한 올씩 재료를 엮던 아버지의 손길은 세월이 흐른 뒤 작가의 작업에 영향을 미쳤고, 실을 반복적으로 배열하고 쌓는 독창적인 조형 방식으로 이어졌다.
정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선과 면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하면서 시간의 축적과 기억, 인간의 노동이 지닌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전시 제목인 '거듭' 역시 하나의 결과물을 완성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과거의 경험 위에 새로운 시간을 더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예술적 과정을 상징한다.
특히 작품 속 촘촘하게 이어진 실의 배열은 관람 위치와 빛의 방향에 따라 다른 형태로 나타나며, 반복과 인내를 바탕으로 한 작업 과정 자체를 하나의 예술적 표현으로 드러낸다.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정 작가는 프랑스 디종 국립미술학교에서 수학한 뒤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쿠르브부아 초대전과 'November à Vitry', 'Réalités Nouvelles' 등 해외 전시 및 부산비엔날레에 참가했다.
2021년 귀국한 이후에는 강원 영월에 작업 공간을 마련하고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는 해외에서 쌓은 예술적 경험과 국내에서 새롭게 축적한 시간과 기억이 함께 반영됐다.
갤러리 바제는 이번 귀국전을 통해 빠른 변화와 결과를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오랜 시간 하나의 작업에 몰입하는 행위의 의미를 살펴보고, 전통적인 노동의 기억이 현대미술의 조형 언어로 확장되는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
정영기 작가의 귀국전 '거듭'은 오는 12월 13일까지 대구 수성구 갤러리 바제에서 이어지며, 전시 관련 자세한 사항은 갤러리 바제로 문의하면 된다.